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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 이야기 】“달리고 싶은 마음과 고관절의 파업”

insighteden 2026. 5. 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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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의 고관절 통증 병원 후기, 콜라겐 주사 치료 그리고 잠시 멈춤에 대하여

러닝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순간이 옵니다.
심폐는 아직 더 달릴 수 있다고 외치는데, 관절이나 힘줄이 조용히 손을 들어버리는 순간 말입니다.

저 역시 최근 고관절 통증 때문에 꽤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며칠 쉬면 낫겠지”, “근육 뭉침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러너 특유의 낙관주의(?)는 때때로 몸의 경고음을 무시하게 만듭니다.

특히 저처럼 마일리지가 점점 늘어나고, 로드 러닝뿐 아니라 트레일러닝까지 욕심내기 시작하면 몸의 구조물은 생각보다 큰 부하를 받게 됩니다.

결국 기존에 다니던 통증의학과가 아닌, 조금 더 규모가 큰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엑스레이는 깨끗합니다.”

신기하게도 운동 좀 하시는 분들은 이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아픈데 깨끗하답니다.
분명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은 있는데 영상상 큰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일반 엑스레이는 주로 뼈를 보는 검사라는 점입니다.

러너들의 고관절 통증은 오히려:

  • 힘줄
  • 인대
  • 점액낭
  • 근막
  • 관절 주변 조직
  • 관절순(Labrum)

등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엑스레이가 깨끗하다고 해서 “아무 문제 없음”과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시더군요.

“일단 주사 치료와 약으로 경과를 보고, 그래도 지속되면 MRI를 찍어봅시다.”

생각보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정석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영상 보며 진행된 고관절 콜라겐 주사

이번 치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영상 유도 주사였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주사 한 방 맞고 끝이겠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옆에서 촬영 영상을 계속 보면서:

  • 바늘 위치 확인
  • 다시 촬영
  • 약물 주입 후 퍼지는 위치 확인
  • 또 체크

이 과정을 반복하셨습니다.

검은 액체 같은 조영 성분이 고관절 부위로 퍼지는 모습도 영상에서 확인되더군요.

처음 느낀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와… 고관절은 진짜 깊구나.”

무릎처럼 겉에서 쉽게 접근하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바늘이 꽤 깊게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고 살짝 뻐근했지만 참을 만한 정도였습니다.

인터넷에는 무릎 콜라겐 주사 자료는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고관절 정확한 부위” 관련 정보는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아마 고관절은 구조 자체가 깊고 복잡해서 영상 유도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처방받은 약들

이번에 받은 약은 대략:

  • 소염진통제
  • 근이완제
  • 위장약
  • 관절/생약 계열 약

등이었습니다.

재미있었던 건 관절약 설명이었습니다.

“유명한 한의사분이 개발한 약입니다.”

순간 살짝 웃음이 나왔습니다.
한국 정형외과 특유의 감성이랄까요.

하지만 실제로 이런 생약 계열 약들은 꽤 오래 사용되어 왔고, 일부 환자분들은 체감상 편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약이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는다.”

는 점입니다.

결국 핵심은 회복 기간 동안 얼마나 몸을 잘 관리하느냐입니다.


러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사실 이게 제일 위험합니다.

주사 맞고 며칠 뒤 조금 괜찮아지면:

“오? 되는데?”

하면서 바로 테스트 러닝을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저처럼:

  • 운동을 좋아하고
  •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고
  • 참고 움직이는 스타일

인 사람은 더 위험합니다.

통증 감소와 조직 회복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주사와 약으로 염증 반응이 줄어 통증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힘줄과 관절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러너에게 가장 중요한 건 “운동 중 느낌”보다 오히려 다음 날입니다.

정말 중요한 건:

  • 다음날 첫걸음
  • 계단 내려갈 때 느낌
  • 양말 신을 때 찝힘
  • 차에서 내릴 때 통증

이런 부분입니다.

몸은 생각보다 솔직합니다.


당분간의 계획

일단 당분간은:

  • 빠른 러닝 금지
  • 템포런 금지
  • 인터벌 금지
  • 다운힐 트레일 금지

상태로 가려고 합니다.

7월 초 정도까지는 욕심내지 않고 이지런 위주로 천천히 복귀하는 방향을 생각 중입니다.

문제는 마음입니다.

사실 집에:

  • 노다001a
  • 노다005

트레일 러닝화가 딱 준비되어 있습니다.

보면 또 신고 싶습니다.
산에 가고 싶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라져보려고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에이 괜찮겠지.”

하고 바로 산 타러 갔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오래 달리기 위해 잠시 쉬는 것도 러닝의 일부라는 걸요.


러닝은 심폐보다 구조물이 느립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다시 느낀 부분입니다.

심폐 능력은 비교적 빠르게 좋아집니다.

하지만:

  • 인대
  • 연골
  • 관절
  • 골막

같은 구조물은 훨씬 느리게 적응합니다.

러닝 실력이 올라가는 속도보다 몸의 내구성 적응 속도가 늦으면 결국 어느 순간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특히 마라톤과 트레일러닝은 “심장 싸움” 이전에 “내구성 싸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멈추는 것도 전진일 수 있습니다

러닝을 오래 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억지로 참고 달린다고 반드시 강해지는 건 아니라는 걸요.

오히려:

  • 잘 쉬고
  • 잘 회복하고
  • 다시 천천히 적응하는 능력

이 장기적으로 더 강한 러너를 만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번 시간을 단순한 “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조금은 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그리고 앞으로 더 오래 달리기 위한 정비 기간이라고 생각해보려 합니다.

그래도 솔직히…

트레일 산길 냄새와 흙 밟는 감각은 벌써 그립습니다.
러너는 참 이상한 생물입니다.
아픈데 또 달리고 싶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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