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달리기를 꾸준히 해온 러너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겨울은 훈련 리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계절입니다. 추위와 바쁜 일정, 몸이 자연스럽게 움츠러드는 환경 속에서 계획했던 훈련을 그대로 이어가기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 역시 이번 겨울은 훈련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심폐 능력도 예전 같지 않고, 달리는 감각도 조금은 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러닝을 다시 이어가면서 마음속에 두었던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기록이나 강도를 욕심내기보다, 몸의 감각을 다시 깨우는 것.
러닝을 오래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달리기 능력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잠들어 있을 뿐입니다.
적절한 자극을 주면 다시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저는 지금 그 과정을 천천히 시작하고 있는 중입니다.
🏃 주말 훈련 - 조깅 + 트레일
토요일에는 약 14km를 6분 페이스 조깅으로 달렸습니다.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편안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몸을 풀어주는 느낌으로. 조깅은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훈련입니다. 심폐에 과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러닝 리듬을 회복시켜 주고, 몸 전체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일요일에는 조금 색다른 자극을 주고 싶어 배태망설 트레일 러닝을 다녀왔습니다. 총 거리 약 20km, 누적 고도 약 1,900m에 달하는 코스였습니다.
트레일 러닝은 평지 러닝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훈련입니다. 오르막에서는 심폐 능력이 강하게 요구되고, 내리막에서는 하체 근육과 균형 감각이 집중적으로 사용됩니다. 발목 안정근, 둔근, 햄스트링까지 다양한 근육이 자연스럽게 동원되는 것도 장점이고요.
겨울 동안 부족했던 훈련을 한 번에 채우겠다는 욕심보다는,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러닝의 감각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산길을 달리다 보면 기록이나 페이스보다 몸이 움직이는 감각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이 러닝의 본질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월요일 - 짧은 인터벌, 신경계 자극
사실 오늘은 쉬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컸습니다. 주말에 조깅과 트레일을 연달아 했으니까요. 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이 낫겠다 싶어, 큰 훈련 대신 숨통을 트는 정도의 가벼운 인터벌을 하기로 했습니다.
충분히 워밍업을 하고 난 뒤 400m 인터벌을 몇 개 진행했습니다. 강도를 크게 올리기보다는 몸의 리듬을 깨우는 느낌으로 달렸는데, 예상보다 몸이 잘 반응해 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3분 페이스 구간을 다섯 번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겨울 동안의 훈련 공백을 생각하면 솔직히 조금 놀라운 느낌이었습니다. 기록을 이야기할 수준의 훈련은 아니었지만, 몸이 여전히 속도 자극에 반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꽤 좋았습니다.
"아직 엔진이 완전히 식은 것은 아니구나."
달리기를 오래 하다 보면 이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딱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오늘 훈련은 길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할 수도 있었지만, 거기서 멈추었습니다.
러닝을 오래 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훈련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몸 상태가 애매한 상황에서 욕심을 내면 오히려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주말 트레일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오늘은 신경계 자극 정도에서 훈련을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빠른 페이스로 짧게 달리는 훈련은 몸이 "이런 속도로도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다시 기억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는 향후 템포런이나 장거리 러닝에서 러닝 경제성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요.
📅 이번 주 계획
이번 주는 평일 일정이 꽤 바쁜 탓에, 러닝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몸을 관리할 생각입니다. 러닝과 웨이트는 서로 경쟁하는 운동이 아니라 보완하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하체 근력과 코어 안정성이 좋아지면 장거리 러닝의 효율이 높아지고, 러닝을 통해 쌓인 심폐 능력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회복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이번 주의 가장 큰 훈련은 다음 주말 장거리 러닝이 될 것 같습니다. 페이스를 크게 올리지 않더라도 긴 시간 몸을 움직이며 지구력을 다시 쌓는 시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번 겨울은 훈련이 부족했던 시간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몸은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습니다. 조금씩 다시 움직이다 보면, 예전에 쌓아두었던 능력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을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고요.
주말 조깅, 트레일 러닝, 그리고 오늘 짧은 인터벌까지. 아주 거창한 훈련은 아니지만, 러닝 리듬을 다시 찾기 위한 작은 단계들입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가까워지는 이 시기에, 러닝의 감각도 조금씩 함께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러닝은 언제나 그렇듯, 서두르지 않아도 결국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운동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러닝 성장하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러닝 이야기 】 📝템포 다음 날, 회복 20km — 기록보다 중요한 ‘연결’ (0) | 2026.03.24 |
|---|---|
| 【 러닝 이야기 】 AR훈련 (1) | 2026.03.21 |
| 【 러닝화 소감 】 (25) 아식스 슈퍼블라스트3 (0) | 2026.03.16 |
| 【 러닝 이야기 】 🏔️🏃♂️배태망설 트레일20km 다녀왔습니다 (0) | 2026.03.16 |
| 【 러닝 이야기 】 아침 조깅 ☁️ (8) | 2026.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