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두 번의 부상
그리고 내가 달리는 이유에 대한 물음표..
안녕하세요.
요즘 바람이 조금씩 부드러워졌습니다.
많은 러너분들이 봄 시즌 대회를 앞두고 다시 러닝화 끈을 조여 매고 계실 시기죠.
하지만 저는 최근 제 러닝 인생에 꽤 큰 쉼표 하나를 찍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기록 이야기가 아니라,
러닝을 멈추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한 제 마음 이야기,
그리고 다시 달리기 위해 세운 다짐을 솔직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작년 여름과 가을, 그때는 참 좋았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저는 참 운이 좋은 러너였습니다.
부상 없이 꾸준히 달렸고, 레이스에 나갈 때마다 PB(개인 최고 기록)를 경신했습니다.
월 300km가 넘는 마일리지를 소화하면서도 몸은 잘 버텨주었고,
“이제 내 몸을 좀 알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고,
노하우가 아니라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너무 쉽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가면 되겠지.”
겨울, 그리고 두 번의 부상
첫 번째 부상 – 내전근
겨울이 시작되면서 첫 번째 신호가 왔습니다.
우측 무릎 안쪽, 내전근 부위의 통증.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고,
결국 한 달 가까이 러닝을 쉬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부상 – 거위발건염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한 달이나 쉬었으니 괜찮을 거라는 안일함,
못 뛴 시간을 빨리 만회하고 싶다는 조급함.
그리고 며칠의 과사용 끝에,
같은 쪽 무릎에 거위발건염이라는 이름의 부상이 찾아왔습니다.
걷는 것도 어색했고,
통증은 “짜증”을 넘어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습니다.
결국 3월 동아마라톤 10km 배번은 반납했습니다.
환불은 되지 않지만, 그 선택만큼은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27년 우선 신청 가능)
나는 도대체 무엇을 쫓기 위해 달렸을까
달리지 못하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 초심이었을까요?
- 기록이었을까요?
- 욕심이었을까요?
- 러너라는 자아였을까요?
- 아니면 뒤처질까 봐 두려웠던 마음이었을까요?
아마 답은 하나가 아니었을 겁니다.
기록이 잘 나올 때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달릴 수 있을 때는, 생각보다 발이 먼저 나갑니다.
하지만 멈추고 나니 분명해졌습니다.
실력과 역치는 다르다는 것.
달릴 수 있는 능력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은 별개라는 것.
그리고 40대의 몸은
30대의 몸과 같지 않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 말입니다.
체중이라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
부상 기간 동안 한 가지 더 변한 것이 있습니다.
체중입니다.
평소보다 약 5kg 정도 증가했습니다.
러너에게 체중 1kg 증가는
무릎에 3~5kg의 추가 하중을 의미합니다.
즉, 저는
무릎에 15~25kg짜리 보이지 않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복귀하려 했던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방향을 바꿨습니다.
러닝보다 먼저,
몸을 가볍게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제 ‘쫄보 러너’가 되겠습니다
이 글을 빌려 저 자신에게, 그리고 독자분들께 맹세합니다.
- 복귀 후 저는 세상에서 가장 보수적인 러너가 되겠습니다.
- “딱 1km만 더”라는 속삭임엔 귀를 닫겠습니다.
- 조금이라도 찌릿하면, 즉시 멈추겠습니다.
- 의지로 통증을 이겨내겠다는 낭만은 버리겠습니다.
위트 있게 말하자면,
이제 저는 스피드형 러너가 아니라
장수형 러너를 목표로 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
제발, 부상 조심하세요.
- “이 정도는 괜찮겠지”
- “조금만 더 뛰면 되겠지”
부상은 항상 이 문장들에서 시작됩니다.
대회는 내년에도 열리고,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부상 없이 오래 달리는 사람이
결국 가장 빠른 러너입니다.
마무리하며
지금 저는 완전히 뛰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답답하고, 아쉽고, 후회도 됩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제 러닝 인생에서 꼭 필요했던 계절이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러닝은 도망이 아니라,
결국 다시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배웠으니까요.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멈췄다고 끝난 건 아니니까요.
다시 달릴 겁니다.
이번엔 2~3km부터, 아주 천천히.
왜냐하면 저는
10년 20년 후에도 달리고 싶은 러너이기 때문입니다.
2025년 2월,
부상 속에서 다시 배우며
P.S. 다음 글의 제목은 아마 이럴 겁니다.
“거위발건염 회복 후, 고작 3km 조깅이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ㅎㅎ
태그
#러닝일기 #거위발건염 #부상회복 #러너의성찰
#40대러닝 #복귀다짐 #체중관리 #10퍼센트룰 #안전러닝
마지막 코멘트
- 지금 버전은 이미 충분히 길고 깊습니다
- 오히려 이 정도가 독자 이탈 없이 끝까지 읽히는 상한선이에요
- 이후 글에서
- 복귀 3km 후기
- 체중 조절 실제 식단
- 보수적 복귀 루틴
이렇게 연재처럼 풀어가면 완벽한 흐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러닝 성장하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러닝 이야기 】 🏃♂️ 18일 휴식 후 복귀 러닝 : 거위발건염과의 잠깐의 휴전 (0) | 2026.03.08 |
|---|---|
| 【 러닝 이야기 】 파워 워커가 된 러너의 새벽, 그리고 다시 달릴 날을 기다리며 (7) | 2026.03.01 |
| 【 재활/루틴 이야기 】6일 만에 “이상하리만치” 좋아진 이유와 회복 루틴 정리 (8) | 2026.02.24 |
| 【 다시 회복 이야기 】 거위발건염, 며칠 쉬면 낫는 부상이 아니었습니다 (8) | 2026.02.21 |
| 【 러닝 이야기 】 한 달 반 만에 100km 몰아치기, 그리고 우측 거위발건염 (3) | 202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