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고도 1,000m가 알려준 것들
최근 며칠은 제 기준에서도 제법 강도가 높은 훈련이 이어졌습니다.
트랙에서 40km LSD를 진행한 다음 날에는 천안천에서 20km 지속주를 달렸고, 페이스 역시 결코 느리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몸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며 조심스럽게 이어간 훈련이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다리가 완전히 가볍다고 느껴지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트레일러닝 입문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목적지는 광덕산.
러닝 크루 분들과 함께하는 일정이었고, 다들 트레일러닝은 초보에 가까운 구성이라 기록이나 속도보다는 안전과 완주, 그리고 경험에 의미를 두기로 했습니다.
광덕산 트레일,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총 거리는 약 13km 남짓이었지만, 누적고도는 1,000m 이상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오지 않지만, 직접 몸으로 느껴보니 이건 단순히 “조금 오르막이 많은 코스”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계단 구간이었습니다.
정말 “계단이 킥”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은 평지 러닝과는 전혀 다른 근육 사용을 요구했습니다. 대퇴사두, 둔근, 종아리, 그리고 무릎 주변 안정근까지 동시에 동원되는 느낌이었고, 호흡보다 다리가 먼저 힘들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를 무리하게 끌어올리지 않고, 걷기와 러닝을 적절히 섞어가며 진행한 덕분에 전체적인 심박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트레일에서는 “계속 뛰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보급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고
이번 트레일러닝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사람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쉬는 구간마다 보급을 나눠 먹고, 서로 상태를 확인하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힘들죠?”, “여기 계단 장난 아니네요” 같은 짧은 말들이 오히려 큰 힘이 되더군요.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저만 하프 타이즈 차림으로 뛰다 보니, 함께 가신 분들뿐 아니라 중간에 마주친 등산객분들까지 “안 춥냐”, “다리 괜찮으냐”고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
하지만 나름 제 러닝 스타일과 몸의 리듬을 잘 알고 있었고,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는 오히려 햇빛 덕분에 춥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마비가 온 것 같습니다.ㅎㅎ)
정상 데크에서 마주한 풍경과 햇빛
광덕산 정상 데크에 도착했을 때의 풍경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이날은 초미세먼지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공기가 맑았고, 시내 풍경과 멀리 이어진 능선들이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은 단순히 따뜻한 정도를 넘어, 말 그대로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풍경을 바라보며 “아, 이래서 트레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기록이나 페이스가 아니라, 자연광과 지형 자체를 경험하는 러닝. 평소 로드 러닝에서는 쉽게 얻기 힘든 감각이었습니다.
무사히 마치고, 이제는 회복의 시간
하산 후에는 바로 회복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교대욕을 통해 열탕과 냉탕을 번갈아 이용하며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었고, 스트레칭과 사우나, 찜질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오늘만큼은 “더 잘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잘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연속된 고강도 훈련 이후에 진행한 트레일러닝이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제 캐릭터를 유지하며 끝까지 즐길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오늘의 경험은 분명 앞으로의 로드 러닝과 트레일 러닝 모두에 좋은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나입니다.
푹 쉬는 것.
다음 러닝을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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