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해가 아니라 마음을 먼저 마주한 일출런 🌅🏃♂️
새해가 시작되는 아침,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의 공기는 차갑고 조용했습니다.
알람이 울리기 전 눈이 떠졌고, 몸은 아직 완벽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밖으로 나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기록을 위한 러닝이 아니라, 한 해의 시작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각자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삼삼오오 모였고, 누군가는 혼자, 누군가는 동료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봤습니다. 러닝 크루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모두가 각자의 속도와 각자의 사연을 안고 뛰는 러너였습니다.
저는 혼자 달려 모이는 장소로 도착했어요.
누군가와 발을 맞추기보다는, 제 몸 상태와 제 호흡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상 이후 세 번째 러닝이었고, 아직 내전근에는 미묘한 불편함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욕심은 내려놓고, 평균 페이스 6분 30초. 빠르지 않게, 그렇다고 걷지도 않게. 지금의 저에게 허락된 가장 정직한 속도로 16km를 달렸습니다.
러닝 중간중간, 불편함은 분명 존재했습니다.
“괜찮다”라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고, “못 뛰겠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닌 그 애매한 경계. 하지만 그 경계에 서 있는 제 자신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무시했을 신호를, 오늘은 계속 확인하고 조절하며 달렸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성장이라면 성장일 것입니다.
해는 생각보다 천천히 떠올랐습니다.
어둠이 한 번에 사라지지 않듯, 새해 역시 단번에 밝아지지는 않았습니다. 강물 위에 비친 빛은 처음엔 희미했고, 사람들의 숨결과 카메라 셔터 소리만이 잔잔히 이어졌습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순간 각자가 떠올리는 생각은 분명 달랐을 겁니다.
누군가는 가족을,
누군가는 건강을,
누군가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무언가를.
저는 그저 ‘당연히 가족의 건강과 올해는 부상 극복과 오래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빠르게가 아니라, 오래. 기록이 아니라, 지속.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하루하루를.
러닝을 마치고 모두 함께 해돋이를 바라보며 서 있었을 때, 묘한 연대감이 느껴졌습니다. 말을 많이 나누지 않아도,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러닝화 색깔도, 체형도, 나이도 모두 달랐지만 발끝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각자의 한 해를 시작하려는 의지 말입니다.
오늘 러닝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몸도 완벽하지 않았고, 페이스도, 컨디션도 최고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의미 있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살피며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상은 늘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속도의 한계보다 기다림의 가치를,근성보다 회복의 중요성을,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말입니다.
러닝이 끝난 뒤에도 불편함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전보다 아주 조금, 정말 조금 나아졌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 ‘아주 조금’이 쌓여서 결국 다시 자유롭게 달릴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새해도 그렇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오늘보다 1% 나은 내일을 만드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2026년이라는 숫자는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 하루하루는 평범할 것입니다.
출근하고, 일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틈을 내어 달리고, 다시 쉬는 반복.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해돋이를 보며 다짐한 것도 딱 하나였습니다.
“조급해지지 말자. 그리고 멈추지 말자.”
러닝도, 삶도 결국 비슷합니다.
빠른 사람은 먼저 도착할 수 있지만, 오래 달리는 사람만이 끝까지 남습니다. 새해 첫날의 일출런은 저에게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속도로 새해를 시작하고 계시겠지요. 꼭 러닝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산책이든, 독서든, 조용한 다짐이든.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오늘의 시작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2026년, 모두의 발걸음이 무사하고 단단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러닝 성장하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철분 이야기 】 철분은 왜 혈관과 혈액순환의 ‘기본 재료’일까 (5) | 2026.01.04 |
|---|---|
| 【 러닝 이야기 】 2026년, 멈춤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하다 (3) | 2026.01.03 |
| 【 러닝 이야기 】 못참고 또 뛰기 (8) | 2025.12.27 |
| 【 러닝 이야기 】 성탄절, 나에게 준 작은 선물 🎄 (16) | 2025.12.25 |
| 【 러닝화 소감 】 (21) 나이키 보메로 프리미엄 (Nike Vomero Premium) (2) | 2025.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