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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닝 이야기 】 못참고 또 뛰기

insighteden 2025. 12. 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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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뛰하쉬를 어기고, 새벽을 달렸다

— 절뚝이는 다리보다 먼저 살아난 심폐의 기억

오늘도 원래 계획은 간단했습니다.
하뛰하쉬.
하루 뛰고, 하루 쉬고, 다시 하루 뛰는 회복 루틴.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고, 이성적으로는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새벽이 문제였습니다.

알람도 없었고, 특별한 이유도 없었는데
눈이 먼저 떠졌습니다.
창밖은 여전히 캄캄했고, 세상은 아직 잠들어 있었습니다.
이럴 때 몸은 거짓말을 합니다.
‘오늘은 괜찮지 않을까?’
‘어제보다 낫지 않았나?’
‘조금만, 정말 조금만…’

결국 못 참고 일어났습니다.
운동화를 신는 순간부터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러닝은 이성의 선택이 아니라 미련에 가까운 선택이라는 걸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길, 랜턴 하나

집을 나서자 모든 것이 어두웠습니다.
가로등이 있어도, 시야는 온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민 랜턴을 켰습니다.
정면을 비추는 작은 빛 하나.

그 빛이 오늘의 전부였습니다.
앞을 완전히 알 수 없고,
다음 발이 어디에 닿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

지금의 제 러닝과 꼭 닮아 있었습니다.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다리는 여전히 약간 절뚝거렸습니다.
페이스를 올릴 생각도 없었고, 올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넘어지지 않기 위해, 버티듯이 한 발 한 발 옮겼습니다.


심폐는 아직 살아 있었다

이상한 건,
다리는 분명 불편한데
숨은 점점 편해졌다는 점입니다.

심박은 과하지 않았고,
호흡은 차분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지 않았고,
산소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그 순간 분명히 느꼈습니다.

심폐는 아직 살아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살고자 하는 감각이 먼저 깨어나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근육과 관절은 아직 조심하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심장과 폐는
“우리는 아직 달릴 줄 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아이러니하게도
뛰는 동안보다
뛰고 나서 걷는 게 더 편해졌습니다.

이건 제가 여러 번 겪어본 신호입니다.
망가진 상태에서는 나오지 않는 신호.
오히려 회복 국면에서만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오늘 러닝은 잘한 선택이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잘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계획을 어겼고,
하뛰하쉬의 ‘쉬는 날’을 침범했고,
다리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잘못된 선택도 아니었습니다.

오늘 러닝은
기록을 만들기 위한 러닝도 아니었고,
체력을 쌓기 위한 러닝도 아니었으며,
훈련이라 부르기에도 부족했습니다.

그저
“아, 나는 아직 살아 있구나”
“내 심폐는 아직 달리기를 기억하고 있구나”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러닝이었습니다.

미련했고, 조금은 어리석었지만
러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해할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다

이번 러닝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낍니다.
회복은 늘 직선이 아닙니다.

하루 좋아졌다가
다음 날 다시 불편해지고,
뛰면 괜찮은데
뛰기 전에는 불안하고,
뛰고 나서야 오히려 안심이 됩니다.

지금의 저는
완주를 논할 단계도 아니고,
페이스를 논할 자격도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출 줄 알고,
조심해야 할 때 조심하고 있다는 사실.

오늘은 그 선을 살짝 넘었지만,
그래도 아직 돌아올 수 있는 선 안에 있습니다.


다시, 하뛰하쉬로

이 글을 쓰는 지금,
다리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침의 새벽과는 다릅니다.

뛰기 전보다
지금이 더 안정적이고,
걷는 발걸음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제 다시
하뛰하쉬로 돌아갑니다.
내일은 쉬고,
그 다음 날 다시 조깅.

오늘의 새벽 러닝은
훈련이 아니라
확인이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확인.
“다만, 서두르지 말자”는 경고.

어둠 속에서 켠 작은 랜턴처럼,
지금은 멀리까지 볼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 한 발만 안전하게 디디면 됩니다.

그걸로 충분한 새벽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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