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 러너의 주말 훈련 기록
주말이 끝났습니다.
누군가는 늦잠을 자고, 누군가는 소파와 하나가 되었을 시간. 저는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금요일 22km, 토요일 20km, 일요일 30km. 3일간 총 72km를 달렸습니다.
숫자만 보면 “무슨 선수인가요?”라고 물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아닙니다. 월요일이면 다시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주말을 흘려보내기보다 직접 써보기로 했다는 정도입니다.
금요일 22km – 몸을 깨우는 시작
첫날은 22km였습니다.
주말 블록 훈련의 시작점 같은 날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몸이 가볍습니다. 아직 피로가 덜 쌓였고, 다리도 “오늘 어디까지 가실 건가요?” 정도의 표정입니다. 리듬을 찾으며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호흡과 발걸음이 맞아떨어집니다. 러닝을 오래 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몸이 아니라 리듬으로 달리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요.
이날의 핵심은 기록보다 다음 날을 위한 여유였습니다. 많이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어서 또 뛸 수 있어야 진짜 훈련이 됩니다.
토요일 20km – 함께 달리는 힘
둘째 날은 크루 합동 훈련이 있었습니다.
혼자 뛰는 러닝도 좋지만, 함께 뛰는 러닝에는 또 다른 힘이 있습니다.
출발 전 모여 있는 사람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각자 신발도 다르고, 페이스도 다르고, 목표도 다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같습니다. 아침 일찍 잠을 이기고 나왔다는 점입니다. 이미 그 자체로 서로를 존중하게 됩니다.
훈련 후반부에는 제가 먼저 들어왔고, 뒤이어 들어오는 주자들을 응원했습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러닝은 결국 사람을 향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1km에 건네는 한마디가 생각보다 오래 남습니다.
일요일 30km – 트랙 위에서 배우는 것
그리고 오늘 새벽, 천안종합운동장 보조트랙에서 30km를 달렸습니다.
트랙은 솔직한 장소입니다.
풍경 변화도 적고, 핑계도 적습니다. 오로지 한 바퀴씩 쌓아가는 공간입니다. 처음 몇 바퀴는 쉽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길어질수록 숫자가 아니라 마음이 훈련됩니다.
오늘 기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30.01km
- 평균 페이스 4:38/km
- 총시간 2:19:16
- 평균 심박수 150bpm
기록도 만족스러웠지만, 더 좋았던 것은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운영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도 장거리 훈련에서 강조하는 것은 단순 스피드보다 ‘지속 가능한 강도’입니다. 너무 빠르면 후반에 무너지고, 너무 느리면 자극이 부족합니다. 오늘은 그 중간 지점을 비교적 잘 찾았습니다.
10km마다 보급, 괜히 하는 게 아닙니다
오늘은 10km마다 보급을 했습니다.
장거리에서 보급은 사치가 아니라 전략입니다.
몸속 글리코겐(탄수화물 저장 에너지)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장시간 운동 시 고갈되면 갑자기 다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페이스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흔히 말하는 “벽을 만난다”는 표현이 여기서 나옵니다.
그래서 적절한 타이밍의 탄수화물 섭취는 단순 간식이 아니라 퍼포먼스 유지 장치입니다. 자동차가 좋은 엔진만 있다고 달리지 않듯, 러너도 연료가 필요합니다.
28km 이후 찾아온 둔근 경고등
28km 이후에는 둔근 쪽이 살짝 올라왔습니다.
쉽게 말해 “이제 슬슬 마무리하자”는 몸의 메시지입니다.
이럴 때 억지로 밀어붙이면 자세가 무너지고 다른 부위가 대신 고생합니다. 그래서 쿨다운을 섞어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이 선택이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은 무조건 강하게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닙니다. 멈출 줄 아는 사람,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오래 갑니다.
그리고 갓 구운 빵의 과학
훈련 후 동료 러너가 갓 구운 빵을 나눠주셨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먹고 조금 쉬니 다시 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농담 같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 탄수화물 공급으로 에너지 회복
- 당 섭취로 뇌 피로 감소
- 함께 나누는 분위기가 주는 심리적 회복
결국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몸은 칼로리로 움직이지만, 마음은 관계로도 움직입니다.
“오후 리커버리런 방 만들까요?”
장난으로 크루 단톡방에 “오후 리커버리런 방 만들겠습니다”라고 했더니 다들 웃으며 말렸습니다.
아마 두 가지 이유였을 겁니다.
첫째, 정말 만들 것 같아서.
둘째, 만들면 나와야 할까 봐.
3일 72km가 의미하는 것
72km를 뛰었다는 숫자가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더 빠른 사람도, 더 많이 뛰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중요한 의미는 따로 있습니다.
- 출근하는 직장인도 해낼 수 있다는 것
- 가족이 있는 삶 속에서도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
- 몸은 나이에 따라 느려질 수 있어도, 태도는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사람을 바꾸는 것은 특별한 하루가 아니라, 평범한 날의 반복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회복
오늘 잘 뛰었다고 내일도 밀어붙이면 성장보다 소모가 커집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는 회복입니다.
- 충분한 수면
-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
- 가벼운 스트레칭
- 휴식에 대한 죄책감 버리기
운동으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동 후 회복하며 강해지는 것이니까요.
마무리하며
이번 주말도 바빴습니다.
숨도 찼고, 다리도 무거웠고, 일정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더 가벼워졌습니다.
달리기는 늘 그런 것 같습니다.
몸은 피곤한데, 삶은 정리됩니다.
그리고 다음 주가 오겠지요.
운동화는 또 현관에 놓여 있을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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