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4분 초·중반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출발 전부터 약간은 겁이 났습니다.
“지금 이 몸으로 가능할까?”
“심박이 너무 빨리 올라가면 어떡하지?”
“두 달 쉰 몸이 버텨줄까?”
그런데 막상 뛰기 시작하자, 걱정보다는 몸의 기억이 먼저 반응하더군요.
심박이 ‘확’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싫지 않았습니다.
페이스가 올라가자마자 심박이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예전처럼 천천히, 얌전히 올라가는 느낌이 아니라
“아, 진짜 힘든 구간 들어왔다” 하고 즉각 반응하는 심장이었습니다.
분명 힘들었습니다.
호흡은 거칠어졌고, 다리는 무거웠고, 겨울 공기인데도 이마에서 땀이 맺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분은 너무 상쾌했습니다.
이 느낌은 오랜만이었습니다.
그저 숨이 차는 조깅이 아니라,
심폐가 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러닝이었기 때문입니다.
겨울 러닝의 묘미: 땀은 쏟아지는데, 몸은 상쾌하다
겨울 러닝의 진짜 매력은 여기 있습니다.
- 땀은 여름처럼 쏟아지는데
- 공기는 차갑고
- 몸은 과열되지 않고
- 러닝이 끝나면 머리가 맑아집니다
특히 오늘처럼 강도가 있는 러닝을 하고 나면
러닝 후 정리 운동을 하며 숨을 고르는 그 순간이 참 좋습니다.
“아, 오늘은 제대로 운동했구나.”
이 한 문장이 몸에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두 달 쉬는 동안 체중은 4kg 늘었습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두 달 전 한창 컨디션이 좋았을 때보다 평균 체중이 약 4kg 늘었습니다.
그래서 러닝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면 심폐도 힘들고, 관절도 힘들고,
근육도 더 고생하는 거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아닙니다.
체중 증가 = 무조건 나쁜 것일까?
러너 입장에서 체중은 민감한 주제입니다.
하지만 체중의 ‘구성’을 보지 않고 숫자만 보는 건 위험합니다.
의학적으로 보면,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할 때 늘어나는 체중의 상당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글리코겐 저장 증가
- 근육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연료 저장량이 줄어듭니다
-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글리코겐과 함께 수분이 저장됩니다
- 이 수분 무게만 해도 1~2kg까지 갈 수 있습니다
- 근육 볼륨 회복
- 장거리 러닝과 웨이트를 병행했던 몸은
쉬는 동안 근육이 ‘마른 상태’로 줄어듭니다 - 다시 자극이 들어오면 근육은 먼저 회복됩니다
- 장거리 러닝과 웨이트를 병행했던 몸은
- 소량의 지방
- 물론 지방도 늘었겠지만,
순수 지방 4kg 증가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 물론 지방도 늘었겠지만,
즉, 체중은 늘었지만 몸이 망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 러닝이 힘들었던 이유
오늘 러닝이 힘들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 ✔ 체중이 조금 늘었고
- ✔ 심폐 시스템이 고강도에 덜 적응되어 있었고
- ✔ 두 달간 고강도 페이스를 안 밟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힘들었지만, 버텼고, 끝까지 유지했다는 것
이건 심폐가 죽어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아직 적응이 덜 됐을 뿐, 작동은 정상”이라는 신호입니다.
가민이 오버트레이닝을 띄우는 이유도 이해됩니다
최근 가민에서 오버트레이닝 표시가 자주 뜹니다.
웃기게도 러닝을 쉬다가 다시 뛰기 시작했는데도 말이죠.
이건 가민이 틀렸다기보다는,
지금 제 몸 상태를 꽤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 휴식 후 갑작스러운 강도 상승
- 26km 러닝
- 4분대 페이스 재도전
이 조합이면 빨간색 뜨는 게 오히려 정상입니다. (웃음)
그래도 오늘 러닝은 ‘잘한 러닝’입니다
오늘 러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힘들었지만, 몸이 깨어났다는 확신이 든 러닝”
기록을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다시 달릴 수 있다는 감각을 확인한 러닝이었습니다.
이 감각은 데이터보다 오래 남습니다.
앞으로의 방향
이제 중요한 건 욕심을 참는 것입니다.
- 당장은 4분대가 반갑지만
- 매번 그 페이스를 고집하지 않고
- 심폐와 관절이 다시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
체중은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고,
페이스는 다시 올라올 것입니다.
지금은 “몸이 돌아오는 중”이지
“예전으로 당장 돌아가야 하는 시기”는 아니니까요.
마무리하며
겨울 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땀을 쫙 빼고 돌아오는 이 느낌.
이게 바로 제가 러닝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기록보다 기분이,
페이스보다 감각이,
데이터보다 몸의 반응이 더 중요했던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이 한 줄로 오늘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심장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아주 상쾌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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