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했던 꿈,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나의 기준
― 무의식이 보내온 조용한 확인서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알람 없이 잠을 실컷 잤습니다.
러닝도 회복 중이라 새벽 훈련은 과감히 건너뛰었고, 결과적으로 8시간 30분의 수면을 취했습니다. 가민 수면 점수는 91점. 램수면은 무려 2시간, 깊은 수면도 1시간 40분이나 나왔습니다. 몸도, 뇌도 “이제 좀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엔 이상하게도 꿈이 또렷합니다.
오늘 꾼 꿈은 특히나 장면 하나하나가 선명했고, 깨어난 뒤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홀, 두 팔을 들어 올린 사람들
꿈속에서 저는 회사에 있었습니다.
현실의 회사와 닮았지만, 그 공간은 마치 최고급 호텔 연회장처럼 동그랗고 거대한 홀 구조였고, 백색 인테리어에 샹들리에 조명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한국 특정 대기업 기준으로 치면 부문장급쯤 되어 보이는 아주 높은 리더가 서 있었고, 수백 명의 직원들이 창가 쪽을 바라본 채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특이했던 점은 손을 쥔 주먹이 아니라, 손바닥을 활짝 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누군가를 숭배하듯, 신에게 기도하듯 말입니다. 누가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폭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 장면 자체가 묘하게 압도적이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 한가운데 있지 않았습니다.
멀찍이 떨어져,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달릴 수 있었지만, 달리지 않아도 괜찮았던 마라톤
꿈은 갑자기 전환되어, 저는 JTBC 풀마라톤을 뛰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완주도 가능하고 기록도 낼 수 있는 컨디션이라는 사실을 저 스스로도, 주변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간 지점이 지나 있었고 다시 합류해도 DNF가 되는 시간대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전혀 아쉽지 않았습니다.
“안 가도 괜찮다”는 감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서울 광장은 이미 피날레 분위기였고, 저는 그 축제 같은 장면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회사 쪽으로 돌아옵니다. 실패도, 후회도, 자책도 없었습니다. 그저 화창한 날씨처럼 마음이 맑았습니다.
혼나는 집단에서 빠져나와, 작게 웃던 사람들
다시 회사로 돌아오니, 아까 그 집단에서 벗어나 몇몇 동료들이 작은 회의실로 빠져 있었습니다.
“왜 저래?”
누군가가 조용히 말했고, 그 말에는 분노도 비난도 없었습니다. 그냥 한 발 떨어진 거리감이었습니다.
잠시 후, 그 부문장급 리더가 들어와 “앞으로 잘해봅시다”라는 말과 함께 *“마음껏 드세요”*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 사무실은 초호화 뷔페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빵, 과자, 음료, 귀한 음식들이 서랍과 탕비실 곳곳에 가득했습니다.
누가 무엇을 먹으라고 정해주지 않았습니다.
고르는 건 전적으로 제 선택이었습니다.
윤기가 흐르던 몸, 그리고 회복의 장면
장면은 다시 바뀌어 마사지 공간이 나옵니다.
내전근 부상 때문에 사타구니 쪽을 집중적으로 관리받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몸은 지금의 제 몸과 거의 똑같았습니다. 근육의 선명도, 윤기, 균형까지도요.
노출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불쾌함이나 불안은 없었습니다.
그저 “괜찮다”는 감정, 그리고 회복에 대한 신뢰만 있었습니다.
사무실은 배가 되고, 삶은 이동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사무실은 거대한 배로 변합니다.
배는 바다 위가 아니라 길 위를 달리고 있었고, 바퀴가 달린 채 처음 가보는 길로 천천히 이동합니다. 풍경은 여전히 밝고 화창했고, 사람들은 여행을 즐기듯 여유로웠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 꿈은 불안의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을요.
꿈이 말해준 한 가지 사실
지난 1년간 저는 나름의 기조를 세우고 살아왔습니다.
-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
- 안광지배철(眼光紙背徹)
- 초지일관(初志一貫)
그리고 매일 이렇게 외칩니다.
Positivity: Activated!
Gratitude: ON!
Small growth
Inner armor: Upgraded!
이 꿈을 곱씹으며 느낀 점은 분명했습니다.
이 다짐들과 무의식의 움직임 사이에는 단 하나의 모순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 집단의 압박을 보되 휩쓸리지 않는 태도는 군자화이부동이었고
- 달릴 수 있음에도 달리지 않는 선택은 초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며
- 장면의 화려함 뒤에 있는 구조를 바라보는 시선은 안광지배철이었고
- 무엇보다 몸을 먼저 회복시키는 흐름은 수신 그 자체였습니다.
독자분들께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은 질문
혹시 지금,
할 수는 있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붙잡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우리는 종종 “할 수 있음”과 “해야 함”을 혼동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하지 않음이 더 성숙한 선택이 되는 시점이 옵니다.
오늘의 꿈은 제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면, 이제는 선택해도 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도
각자의 기준, 각자의 리듬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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