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은 나를 멈추게 했지만, 달리는 이유까지 빼앗지는 못했습니다.
6월의 마지막 러닝은 25.02km였습니다.
평균 페이스 5분 44초/km, 평균 심박수 142bpm, 약 2시간 23분 동안 달렸습니다. 새벽 6시대에는 비교적 선선한 23℃에서 시작했지만, 러닝이 끝날 무렵에는 기온이 31℃까지 올라갔습니다.
기록만 보면 평범한 장거리 조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는 러닝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성장보다 부상이 많았습니다.
2026년 러닝 기록을 돌아보니 '부상'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 1월 부상
- 2월 부상
- 3월 부상
- 4월 성장의 쉼
- 5월 부상
- 6월 부상
예전 같았으면 이런 기록을 보며 실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왜 나는 계속 다칠까.'
'예전 기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이번에는 생각이 조금 달랐습니다.
부상은 실패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피드백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든 것은 통증보다 조급함이었습니다.
러너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통증만이 아닙니다.
SNS에는 PB가 올라오고,
대회 기록이 올라오고,
새로운 러닝화 리뷰가 올라옵니다.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기분.
그 조급함이 오히려 몸을 더 망가뜨립니다.
저 역시 그 과정을 겪었습니다.
조금 괜찮아졌다고 거리를 늘리고,
페이스를 올리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 작은 욕심이 결국 다시 통증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25km는 기록보다 '관리'를 연습했습니다.
이번 러닝에서는 처음부터 욕심을 버렸습니다.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 것.
그것 하나만 목표로 삼았습니다.
심박수도 크게 치솟지 않았고,
호흡도 안정적이었습니다.
기온은 계속 올라갔지만 몸의 반응을 계속 확인하며 달렸습니다.
예전 같으면 후반부에 페이스를 끌어올렸겠지만,
이번에는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달렸습니다.
이런 러닝이 오히려 회복을 앞당긴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더위는 적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여름 러닝은 누구에게나 힘듭니다.
같은 페이스인데 심박수는 올라가고,
땀은 멈추지 않고,
평소보다 훨씬 힘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더위는 최고의 유산소 부하이기도 합니다.
몸은 더 많은 혈액을 피부로 보내고,
체온 조절 능력을 키우며,
땀 배출 효율도 점점 좋아집니다.
이른바 열 적응(Heat Adaptation) 입니다.
여름을 잘 견딘 러너들이 가을과 겨울에 기록이 좋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의 느린 조깅은
가을의 빠른 러닝을 위한 투자였습니다.
부상은 저를 느리게 만들었지만 더 많이 배우게 했습니다.
예전에는
'얼마나 빨리 뛰었는가.'
만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
- 회복을 기다리는 것
- 휴식도 훈련이라는 것
- 욕심을 줄이는 것
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속도는 언제든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은 한 번 무너지면 오래 걸립니다.
러닝은 결국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25km 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회사 일,
가족,
건강,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
러닝은 저에게 운동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빠른 페이스에서는 들리지 않던 마음의 소리가,
느린 조깅에서는 선명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느린 러닝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6월을 마무리하며
6월은 134.25km를 달렸습니다.
예전 월 300km를 달리던 시절과 비교하면 적은 거리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134km는 예전 300km보다 훨씬 값진 거리입니다.
부상을 참고 억지로 만든 거리가 아니라,
회복을 존중하며 쌓아 올린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하반기를 향해
저는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한 번 쉬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오래 달리고 싶습니다.
러닝은 단거리 승부가 아니라 긴 인생을 함께하는 습관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25km는 완벽한 러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러닝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결국 다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더운 여름을 견디는 사람은 가을의 바람을 가장 먼저 누릴 수 있습니다.
6월의 마지막 러닝도 그렇게 제게 또 하나의 배움을 남겨주었습니다.
"기록은 잠시 멈출 수 있지만, 성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러닝 성장하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러닝 이야기 】비 내리는 밤, 아무도 없는 자유 12km (0) | 2026.07.09 |
|---|---|
| 【 러닝 이야기 】 부상 이후 주말 3일 러닝, 다시 몸을 설득하는 시간 (0) | 2026.07.05 |
| 【 러닝 이야기 】 달릴 수 있다는 것과 잘 달리는 것은 다르다. (1) | 2026.06.27 |
| 【 러닝 이야기 】 🌅 하늘은 오래 바라본 20km 조깅 (0) | 2026.06.27 |
| 【 러닝 이야기 】🌅 평일 새벽 5시, 공원 조깅 (1) | 2026.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