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유관순 하프마라톤 완주기 — 맞바람 속에서 끝까지 달린 나의 모험
오늘 저는 올해 들어 가장 도전적인 러닝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3월, 아무것도 모르고 뛰었던 첫 하프에서 쥐가 나던 그날과 비교하면
러닝 스킬도, 체력도, 마음가짐도 모두 달라졌지만
오늘 코스는 그 어떤 날보다 험난한 모험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험난함 속에서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1시간 29분대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이 기록 자체도 고무적이지만,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은 제 자신이었습니다.
오늘의 레이스를 스토리와 과학적 분석을 섞어
저만의 러닝 일지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 1. 레이스 시작 전 — 기대와 긴장 사이
새벽 4시 30분에 눈을 떴습니다.
테이퍼링을 통해 몸의 피로는 대부분 빠져 있었고,
전날 계획적으로 했던 카보로딩도 체내 글리코겐을 풍부하게 채워줬습니다.
전날과 오늘 아침까지 총 6번의 화장실로 보며 몸을 완전히 비웠고,
출발 2시간 전 아침 식사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 바나나 2개
- 소량의 백미 + 꿀
- 레이스 직전 바나나 1개
- 크램샷 젤 1개
출발선에 섰을 때 느껴지는 가벼움은
지난 몇 주간의 스피드 훈련과 카보로딩이 만들어낸
저만의 “레이스 모드”였습니다.
🏞️ 2. 1~5km — 몸의 기동 준비가 끝난 구간
스타트 총성이 울리고 달리기 시작했을 때
기온은 10도대 초반, 살짝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초반 페이스는 오히려 무리 없이 잘 잡혔습니다.
첫 5km 페이스는 아주 안정적.
이 구간은 제 몸이
“설정된 페이스를 그대로 실행하는 자동 운전 모드”처럼 움직였습니다.
숨도 크게 차지 않고,
심박도 여유 있었고,
경쾌하게 보폭이 나왔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오늘 1시간 27분도 충분히 가겠다’
라는 자신감이 확 올라오던 순간이었습니다.
🌬️ 3. 6~14km — 오늘 레이스의 진짜 고비 (맞바람의 습격)
그리고…
6km를 넘어가면서 갑자기 맞바람이 정면으로 불기 시작했습니다.
러닝 과학에서 맞바람은
러너에게 보이지 않는 오르막길과 같은 효과를 줍니다.
- 심박은 3~6bpm 증가
- 같은 페이스 대비 체력 소모는 10~15% 더 큼
- 보폭 줄고 케이던스 흔들림
- 미세한 리듬 깨짐
특히 오늘 코스의 난점은
누적 고도 250m + 반환점 5번 + 맞바람
이 3가지가 동시에 있는 구간이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제 기록을 보면
11km~14km 구간에서 페이스가 흔들립니다.
- 11km: 4:40
- 13km: 4:28
- 14km: 4:27
처음엔 “내 체력이 떨어지나?” 싶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체력이 아니라
맞바람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던 순간이었습니다.
정면으로 바람을 맞으면서
보폭이 줄어들고,
체력 소모는 빨라지고,
심박은 올라갔고,
심리적으로도 살짝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오늘 목표 페이스는 힘들려나?’
라는 생각이 잠깐 스쳐 갔지만
바람이 불면 맞서기보다
리듬만 유지하는 게 정답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심박 기준으로 페이스를 유지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 4. 15~18km — 다시 살아난 리듬 (멘탈의 승리)
바람이 약해진 시점,
제 몸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스스로도 신기했던 건
중반에 흔들렸던 페이스가
다시 4:10대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에 페이스를 더 떨어뜨리는데
저는 오히려 회복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체력이 아니라
몇 달 동안의 누적 훈련과
풀·하프 코스 경험이 만들어낸
“경험의 힘”이었습니다.
저는 이 구간에서 진심으로 느꼈습니다.
‘아, 아직 되네??.’
🔥 5. 마지막 3km — 모든 걸 쏟아부은 질주
막판 3km는 완전히 제 모드였습니다.
- 주변 러너들을 한 명씩 추월해 나가고
- 심박은 거의 한계치까지 올렸고
- 다리의 탄성도 끝까지 버텨줬습니다
특히 17km 이후
등 뒤에 붙었던 두 명이
제가 치고 나가는 순간 바로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멘탈적으로도 큰 힘이 됐습니다.
“아, 이 컨디션과 이 정신력이면
난 틀림없이 다음 레이스에서 더 빠르게 뛸 수 있겠다.”
그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시간 29분 20초
결승선을 찍으며 레이스를 마무리했습니다.
🏆 6. 결과 요약 (2025 유관순 하프)
- 기록: 1시간 29분 20초
- 전체 826명 중 50위 (상위 6.05%)
- 남자 719명 중 50위 (상위 6.95%)
- 날씨: 최적
- 코스: 난이도 극상(고도·바람·반환점)
- 컨디션 관리: 완벽
- 테이퍼링 & 카보로딩: 성공
단순 기록뿐 아니라
레이스 운영 능력이 완전히 성장한 것을 확인한 날이었습니다.
🌱 7. 오늘의 러닝이 제게 남긴 한 문장
“환경이 아무리 흔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 페이스를 되찾는다.”
오늘 레이스는 기록보다
제 마음속에 남은 이 메시지가 더 큽니다.
📌 8. 다음 목표
다음 하프는
1시간 27분 → 1시간 26분대
그리고 연말 혹은 내년 초 풀코스에서는
3시간 7분 → 3시간 5분 → Sub-3 도전
지금의 흐름 그대로 간다면 충분히 가능할거라 생각됩니다.
✨ 마무리
누적 훈련, 테이퍼링, 카보로딩, 레이스 운영, 환경 변화 대응, 멘탈…
오늘은 그 모든 답을 하나씩 맞춰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만든 계획을
저 스스로 지켜냈다는 성취감.
오늘 이 기록은 그 상징이었습니다.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하루였습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복기를 통해 개선해 나갈것 입니다.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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